현지인이 소개하는 헤이온와이 가이드
잉글랜드와 웨일스 국경에 걸쳐 있는 영국의 작은 마을 헤이온와이(Hay-on-Wye)는 늘 반체제적인 느낌을 풍기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지의 책 판매상이었던 리처드 부스(Richard Booth)가 말을 타고 돌아다니면서 이곳을 독립 왕국으로 선포함에 따라 헤이온와이는 1977년 4월 1일부로 소규모 무정부 마을이라는 평판이 굳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는 은박지 왕관을 쓰고 버려진 변기 수조로 만든 보주와 홀을 든 채 스스로 헤이의 왕이라고 선언했습니다.
부스는 2019년에 세상을 떠났지만, 순응할 줄 모르는 그가 남긴 유산은 45년째 여전히 마을에 남아 있습니다. 온라인 서점 아마존의 시대를 거스르는 작은 왕국 헤이에는 20곳이 넘는 서점이 존재합니다(이 마을 주민이 2천여 명이니 전 세계에서 1인당 서점 수가 가장 많은 곳입니다). 돌아오는 주에는 1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문학 강연, 코미디, 음악을 즐기기 위해 헤이 페스티벌을 찾을 것입니다. 한때 ‘지성인들의 우드스탁’이라고 불리기도 했으며, 올해의 하이라이트는 힐러리 클린턴, 버나딘 에바리스토, 엘리프 샤팍 그리고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참여하는 우크라이나 모금 행사입니다. (멕시코, 페루, 콜롬비아, 프랑스, 스페인 등 세계 각국에서도 기타 헤이 페스티벌이 열립니다). 하지만 이 마을에는 잘 알려진 이 페스티벌 외에도 보고 즐길 거리가 아주 다양합니다. Service95가 최고의 헤이온와이 가이드를 소개합니다. 서점: 헤이온와이에서 서점에 방문하지 않기란 불가능한 일입니다. 지역 기관이자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중고 서점인 리처드 부스의 서점부터 들러보세요. 그다음에는 내키는 대로 발걸음을 옮겨보세요. 자기 전에 으스스한 실제 범죄 장르 소설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면 Murder & Mayhem에 가보세요. 운이 맞는 2행 시가 더 취향에 맞는다면 The Poetry Bookshop에 들러보세요. 영국에 단 하나뿐인 중고 시집 서점입니다. 쇼핑: 다행스럽게도 헤이에는 번화가에서 찾을 수 있는 대형 브랜드 상점은 없고, 개인 상점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The Old Electric Shop은 인더스트리얼 가구점, 장인이 만든옷과 주얼리 샵, 맛있는 채식 카페 등이 입점해 있어 여기저기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굉장히 특이한 빈티지 샵인 Bain & Murrin’s World Famous Emporium은 쇼윈도 디스플레이만 봐도 방문해보고 싶어지는 곳입니다. 여성 아티스트들을 지지하는 독특한 갤러리 겸 서점인 Flaming Lady of Hay에서 여러분의 아트하우스 픽스를 골라보세요.식당: 훌륭한 제철 음식이 먹고 싶다면 Chapters를 방문해보세요. 그 어떤 고급 레스토랑에도 견줄 수 있는 곳입니다. 작은 예배당이었던 곳에 세워진 이 식당은 최근에 ‘뛰어난 친환경 노력’으로 미슐랭 그린 스타를 수상했습니다. 좀 더 느긋한 분위기를 선호한다면 Tomatitos 타파스 바에 가보세요. 사장인 탈리아가 끊임없이 즐거운 시간을 선사할 것입니다. 정말 독특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길을 잃을 각오를 하고 헤이 외부의 아무런 표시도 없는 밭에서 영업하는 Off Grid Gourmet를 찾아 나서 보세요. 셰프인 휴 소여(Hugh Sawyer)가 장작 난로와 훈연기만을 사용해 융숭한 식사를 차려냅니다. 그는 “끊임없이 먹는 크리스마스 만찬이라고 생각하세요.”라고 자신의 식당을 소개합니다.
2022 헤이 페스티벌은 5월 26일부터 6월 5일까지 진행됩니다.
마리아 패짓(Maria Padget)은 Service95의 자문 에디터이며 헤이온와이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