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관한 관점을 변화시키는 뷰티 브랜드

유스포리아(Youthforia)의 ‘지우지 않고 자도 되는 메이크업’부터 미드 <유포리아>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도니 데이비(Donni Davy)가 선보인 새로운 브랜드 하프 매직(Half Magic)까지, 최근 등장한 수많은 Z세대 니치 브랜드들은 전통적이었던 기존 뷰티 업계의 기반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이러한 새로운 변화의 선두에 선 토피칼스(Topicals)는 ‘완벽한 피부’에 관한 담론을 바꿔나가는 스킨 포지티브 브랜드입니다.

미국계 나이지리아인인 올라미데 올로(Olamide Olowe)가 창업한 토피칼스는 뷰티 업계가 여드름, 습진, 과다색소침착 등의 피부 문제를 다루는 방식을 철저히 점검하겠다는 명확한 사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과다색소침착 젤 페이디드(Faded), 습진 연고 라이크 버터(Like Butter)처럼 파스텔 색상의 튜브 용기에 사이키델릭한 타이포그라피가 큼직하게 적힌 토피칼스의 제품은 팬들이 자신의 피부 상태를 부끄러워 하지 않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되었고, 틱톡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 것은 단순히 제품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올로는 토피칼스를 론칭한 2020년에 벤처 캐피털로부터 200만 불 이상의 투자를 확보한 최연소 흑인 여성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2년 간의 피나는 노력 끝에 얻은 결과였습니다. “처음부터 진정으로 우리를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이 뒤처지기 전 흑인 문화를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 주는 브랜드를 필요로 하는 투자자가 많았어요.”라고 올로는 회상합니다. “[하지만] 흑인 공동체에 충분한 시간을 들이지 않으면서 [어떻게] 코앞에 다가온 트렌드를 알아차릴 수 있을까요? 그 대상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개념이고 또 흑인이라는 것의 의미를 숙고하는 새로운 방식을 다룬다면, 이 문제는 더 쉽지 않겠죠.”

BLM(‘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이 부흥하자 소비자와 투자자들은 앞다투어 흑인 오너 브랜드를 지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펜티 뷰티와 같은 브랜드의 성공을 통해 자본주의적 관점으로 그 가치를 평가합니다. 지금은 흑인이 오너인 뷰티 브랜드가 투자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거죠.”라고 올로는 말합니다. 그녀는 이를 긍정적으로 여기면서도(“더 많은 흑인 오너 브랜드가 자금을 조달하고 성공을 거두면 이는 분명 다른 브랜드들의 자금 조달에 도움이 됩니다.”) 그 진정성에는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운동’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사그라들고 변화를 바라던 사람들이 흥미를 잃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까요? 흑인 운동은 정점과 저점을 반복해 온 역사가 있습니다. 주류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가 어느 순간 다시 외면당하곤 했죠.” 그 ‘하향세’는 이미 시작되었고 현재 우리에게 ‘보여지는’ 것들의 대부분은 퍼포먼스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올로는 이를 인정하며 “이 브랜드를 만들면서 견뎌야 했던 것들을 미리 알았다면 이 여정을 시작하지도 않았을 거예요.”라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해서 [하향세가] 시작되는 것을 막아야 해요.”

이런 이유로, 토피칼스의 여러 캠페인에 담긴 영감은 ‘역사적으로 [유색인종 여성들이] 거부되었던’ 공간을 점유한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올로는 자신과 팀이 <쉬즈 더 맨>, <드라마 퀸>과 같은 2000년대 초반 영화들을 살펴보았다며 “등장인물들이 유색인종 여성이었다면 어땠을지 스스로 자문해봤죠.”라고 말합니다. 만성적 피부 질환을 주제로 이처럼 재미있고 이례적인 스토리텔링(“모든 신규 캠페인은 일반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공동체를 중심으로 하는 내러티브를 새롭게 씁니다”)을 전개하는 것은 올로가 지속하고자 하는 목표 중 하나입니다. 그녀는 “그런 캠페인이 매출로 곧장 이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공간에 대한 점유 감각을 심어주겠죠.”라고 쾌활하게 말합니다.

Ava Welsing-Kitcher는 미국 보그, 리파이너리29, 팝슈가, 그라지아에 기고하는 프리랜서 뷰티 에디터이며, 선데이 타임즈 스타일의 전 뷰티 부문 부편집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