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 할 인물: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메리엠 베나니
해 질 무렵, 브루클린을 배경으로 도마뱀 두 마리가 발코니에 앉아 락다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리고 모로코 저택이 이빨을 드러낸 채 노래를 하기 시작합니다. 모두가 순간이동으로 여행을 한다는 설정의 미래 세계에서는 악어가 관광 가이드가 되고, 미국 출입국 관리소에 붙잡힌 사람들은 대서양의 어느 섬에 억류됩니다.
메리엠 베나니(Meriem Bennani)의 작업은 거슬릴 정도로 초현실적이며, 이는 장난기 가득한 애니메이션, CGI와 다큐멘터리 푸티지, 즉흥 신을 합쳐 현실과 픽션 사이를 오가는 영화로 탄생합니다. 이 모로코 출신 멀티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조각가는 급부상하고 있는 스타입니다. 몰입감 있는 그녀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 PS1(MoMA PS1),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등 여러 갤러리에 전시됐으며, 마음을 무장해제시키는 탈식민주의와 문화적 정체성 시험으로 찬사를 받았습니다. 그녀의 작업은 아이폰에 푸티지를 수집할 수 있는 시대의 산물이자, 필터를 활용해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실시간으로 편집할 수 있기에 예상대로 인스타그램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녀는 작년 아트리뷰(ArtReview)가 선정한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최근 베나니는 미우치아 프라다 팀의 미우미우 2022 S/S 컬렉션과 협업했습니다. 춤추는 청진기, 숨죽인 관중, 태연히 성형수술 이야기를 하는 여자들의 모습이 쌍안경 모양의 스크린에 상영되었고, 모델들은 이를 배경으로 워킹을 선보였습니다. “공간과 움직이는 이미지 간의 관계를 생각하는 걸 좋아하는 저에게 정말 즐거운 도전이었어요. 한 20일 만에 모든 작업을 끝내야 했던 점은 어려웠지만요.”라고 베나니는 말했습니다. 그녀는 쇼의 라이브 스트리밍 개편 업무도 담당했습니다. “미우치아 프라다는 제게 아티스트라면 이런 전형적인 포맷을 새롭게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말했죠.”
베나니의 CAPS에서의 삶(Life On The CAPS) 전시는 현재 시카고 르네상스 소사이어티(Renaissance Society)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5월 7일부터는 영국 노팅엄 현대미술관(Nottingham Contemporary gallery)에서 전시될 예정입니다. 이 쇼는 2018년에 처음 전시됐던, 사람들이 구금되는 섬에 관한 디스토피아를 다룬 CAPS에서의 파티(Party On The CAPS)의 속편입니다. “이번 작품은 저번보다 약간 어두운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2년여 동안 팬데믹을 겪고 상대적으로 고립된 상태를 견디며 힘든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겠죠.”라고 그녀는 말했습니다.
로절린드 자나는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로 문화, 예술, 패션 분야를 다루며 영국 보그, BBC 컬처(BBC Culture), 프로스펙트(Prospect), 더 페이스(The Face) 등에 기고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