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와산 샤이어, 흑인 아티스트로서 잊혀진 이야기를 ‘증언’해야 할 책임에 관해 이야기하다
영국계 소말리아 시인 와산 샤이어는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유명인입니다. 그녀는 런던 최초의 청년 계관시인(Young Poet Laureate)이자 브루넬대학에서 아프리카 시(Brunel University African Poetry Prize)로 입상한 첫 수상자였습니다. 수상 경력을 가진 비주얼 앨범, 레모네이드로 비욘세와 협업했던 것이 유명하며, 비욘세의 영화 블랙 이즈 킹에 시 구절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그녀에 대해 알지 못하셨던 것 또한 있을 것입니다. 그녀는 런던 북서부 니스던에 있는 이케아에서 시를 쓰곤 했습니다. 그녀는 연쇄 살인범(특히 여성 연쇄 살인범)에 빠져 있으며, 거의 섹스어필 수준으로 반짝이는 것을 좋아합니다. “생각만 해도 엔돌핀이 최대치로 솟는 것 같아요.” 샤이어는 이렇게 말하며 다리를 꼰 채로 제임스 볼드윈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 단을 잡아당기며 웃었습니다.
볼드윈의 작품 활동이 33세 작가인 샤이어의 작품 활동의 선구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는 적절한 의상 선택이었습니다. 샤이어는 소말리아 난민 아동으로 런던 북서부 할스덴에서 자랐으며, 지금은 남편, 그리고 두 아이들과 함께 LA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녀 역시 볼드윈처럼 흑인으로서의 경험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오로지 저에 관한 이야기만 쓸 수는 없어요. ‘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 또 누가 나 같은 경험을 하고 있지?’ 이게 제가 삶을 이해하는 방식이에요.” 그녀는 자기 자신의 트라우마뿐 아니라 다른 이들의 트라우마를 다루기 위한 방법으로 시를 활용합니다. 그녀의 데뷔 시집 Bless The Daughter Raised By A Voice In Her Head(판매 중)에 실린 시의 화자들은 개인적이면서도 분명치 않고 모두인 동시에 그 누구도 아닙니다. “전 항상 다른 이들의 아픔을 봐요.”라고 그녀는 말합니다. “상황이 훨씬 더 나쁠 수도 있었다고, 줄곧 가진 것 하나 없이 소말리아에 남겨진 사촌을 생각하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녀가 쓴 불후의 작품 중 하나인 Home은, 난민으로서의 경험에 대해 신랄하면서도 강렬하게 쓴 시입니다. ‘누구도 집을 떠나지 않는다네/집이 상어의 입이 아니라면(No one leaves home/unless home is the mouth of a shark)’이라는 구절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끔찍한 재난, 우크라이나 전쟁을 묘사하는 데 사용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일부 난민들이 다른 이들과 다르게 비쳐지는 방식이 눈에 띕니다. “어디에, 어느 나라에, 어떤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흑인에 대한 처우는 최악입니다.” 샤이어는 “무슨 일이 벌어지든 간에 항상 사람들은 인종차별을 할 구실을 찾는 것 같아요.” 라며, 이런 끔찍한 현실에 기가 질리면서도 이에 사로잡힌 채 말했습니다.
그녀는 흑인 아티스트로서 잊혀지거나 지워지는 이야기를 ‘증언’해야 할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그녀의 작업은 gabay라는 소말리아 시 전통의 일부이며, 그녀의 내러티브는 당연하게도 아픔, 그리고 소말리아의 풍요로움을 표현하는 기쁨으로 가득합니다. “저는 자라면서 아무도 우리에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는 게 참 힘들었어요. 우리가 진짜 누구인지 아무도 알지 못했거든요. 늘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하는 책임감이 얼마나 무거울지에 관해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건 영광스러운 일이기도, 후련한 일이기도 해요.”
시로 성공을 거두고 몇 년의 시간이 지났기에 전작이 실린 첫 시집을 출간하는 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는 점이 일견 의아할 수도 있으나 그녀는 ‘온전함을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밤잠을 설쳤음을 밝혔습니다. “레모네이드가 발매된 후, ‘이건 네 인생에서 짧게 스쳐가는 유명세일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치만 전 유명해지는 데엔 관심이 없었고 시간을 좀 갖고 싶었어요.” 샤이어는 LA에서 어린 아이들과 함께 조용히 생활하고 있습니다. ‘잉글랜드를 생각나게 하는 우중충한 비 오는 날’에 관해 시를 쓰기도 하고, 두 아들이 미국식 액센트를 갖게 될까 걱정도 하면서 말입니다. 샤이어는 현재 두 번째 시집 작업을 하고 있지만 서두르지는 않습니다. 그 대신, 루이스 부르주아처럼 오랜 경력을 가진 여성을 영감의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제 최고작은 여든 살에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Bless The Daughter가 ‘어린 자신을 위해 쓴’ 작품이라면, 다음 책은 그녀가 ‘마침내 자신을 분명히 볼’ 수 있게 해 준, 엄마로서의 경험에 관한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그녀는 최근, 스스로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으며 자신의 시에 불안정한 감정이 가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녀가 명성을 얻고 싶어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지만, 최근의 성공은 그녀에게 그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자존감’을 불어 넣었습니다. “이제는 가끔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볼 때마다 ‘난 못생기지 않았어, 나는 내가 정말 좋아.’라고 생각해요. 제 눈에서 빛이 보이는데 그게 마음에 들어요. 그래서 슬프기도 하고요. 이걸 너무 오랫동안 몰랐던 것 같아서요.” “이제는 알아요.”라고 말하는 그녀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고, 두 눈에는 눈물이 약간 맺혀 있었습니다.
마리-끌레르 챠펫은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 및 문화 분야의 저널리스트이자 하퍼스 바자의 객원 에디터입니다
